인류의 역사와 함께해온 밀, 통밀·파로(엠머밀)까지 총정리

2025. 3. 11. 08:25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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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혹시 빵, 파스타, 케이크 같은 음식을 떠올리실 때 떠오르는 대표 식재료가 무엇인지 아시나요? 많은 분들이 "글루텐"이나 "밀가루"를 떠올리실 것 같아요. 그런데 이 밀가루의 근본이 되는 이라는 작물이, 인류가 농업을 시작한 초기부터 지금까지 아주 오랜 세월 함께해 왔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오늘은 바로 이 에 대해 역사부터 품종, 그리고 건강과 관련된 이야기를 친근한 느낌으로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조금 길지만 함께 읽으시면서, 우리가 무심코 먹고 있는 밀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알아가시면 좋겠습니다.


목차

  1. 1. 인류와 함께해온 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2. 2. 밀의 역사와 우리나라에서의 재배 흔적
  3. 3. 국산 밀 품종과 용도, 그리고 밀가루 이야기
  4. 4. 통밀과 파로, 고대곡물이 주목받는 이유
  5. 5. 밀의 영양과 건강: 아라비노자일란, 옥타코사놀 그리고 저당

1. 인류와 함께해온 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인류가 농업을 시작한 시점은 지금으로부터 약 1만 년 전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가장 오래된 곡물 중 하나가 바로 이죠. 알곡보다는 밀가루 형태로 변형해 빵, 파스타, 케이크 같은 음식으로 다양하게 활용되어 왔고, 이는 현대인의 식탁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요. 우리가 커피와 함께 즐기는 빵, 혹은 매일 먹는 국수, 심지어는 과자류까지도 대부분 밀가루가 들어간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은 정말 우리의 식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라 해도 과언이 아니죠.

한편, 한의학에서는 밀의 성질이 “약간 차며, 맛은 달고, 독이 없다”고 하여 해열·이뇨 개선·간과 심장 건강·불면증 등에 효과가 있다고 전해집니다. 요즘은 저속노화라든지 건강식 관심이 높아지면서, 통밀이나 고대곡물인 파로(엠머밀) 같은 제품들이 각광받고 있다고 해요.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는 건, 현대인들이 점점 더 “정제된 밀보다는 자연에 가까운 밀”을 찾고 있다는 뜻이겠죠.

2. 밀의 역사와 우리나라에서의 재배 흔적

현재 우리가 “밀”이라고 부르는 국명은, 일제강점기에 편찬된 ‘조선식물향명집(1937)’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합니다. 어쩌면 그 이전에는 “밇” 같은 다른 고유어가 쓰였을 수도 있다고 해요. 사실 의 원산지 자체가 카스피해 인근으로 추정되고, 이후 인도와 중국을 거쳐 한반도에 전래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유력하죠.

조선 전기에 불교 경전 언해본인 ‘능엄경언해(1461)’에 “밇”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이를 보면 오래전부터 밀을 가리키는 고유어가 있었다는 걸 짐작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삼국시대 유적에서도 탄화된 밀 알곡이 발견되고, 고려도경에는 “고려는 밀이 적어 화북지방에서 수입해오며, 잔치가 아니면 먹지 않는다”는 기록이 있으니, 밀이 예로부터 흔하지 않은 귀한 식재료로 여겨졌던 것도 알 수 있지요.

 

봄에 파종하는 봄밀과 가을에 파종하는 가을밀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가을밀을 재배한다고 합니다. 사실 가을밀이라 해도 전국 어디에서나 재배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지 않으신가요? 전 세계적으로 봐도 (2022년 기준) 밀 생산량은 8억 톤을 훌쩍 넘기고, 중국, 인도, 러시아가 큰 생산국으로 꼽힙니다. 우리나라는 밀 재배가 많지 않아 2022년 국내 생산량이 약 35천 톤에 불과하고, 대부분을 수입(4,565천 톤)으로 충당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3. 국산 밀 품종과 용도, 그리고 밀가루 이야기

우리나라에서도 밀 품종을 개발하기 위한 육종 연구가 꾸준히 이루어져 왔다고 해요. 1915년 권업모범장에서 시작된 교배육종이 해방 이후 본격화되어, 현재까지 50여 품종이 육성되었다고 합니다. 다만 이 중 일부는 폐기되기도 하고, 현재는 35개 품종 정도가 실제로 재배되고 있다고 하네요.

특히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에서는 빵용, 국수용, 과자용 등 각 용도에 맞춰 밀 품종을 다양하게 개발해 왔습니다. 예를 들어 빵용으로는 단백질 함량과 침전가가 높은 “조경밀”이 유명하고, 국수용으로는 “금강밀”, “백중밀” 등이 있습니다. 과자용으로는 “우리밀”과 “고소밀”이 있는데, 이들은 단백질 함량과 침전가가 낮아 반죽 시간을 짧게 가져가면서 부드러운 식감을 낼 수 있다고 하죠.

 

그런데 현재 문제는, 용도별로 특화된 품종을 재배하더라도, 수확 후 관리에서 용도별로 선별·유통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분양된다는 점이라고 합니다. 이 때문에 국산 밀에 대한 인식이 “그냥 밀가루는 다 같은 거 아냐?” 정도로 그치게 되고, 결국 소비자 선택지도 제한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현실이죠. 앞으로는 빵용, 국수용, 과자용, 취반용 등으로 세분화된 밀 품종이 각각 맞춤형으로 유통되면 좋을 텐데, 그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봅니다.

4. 통밀과 파로, 고대곡물이 주목받는 이유

최근 건강이나 웰빙 트렌드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제 밀가루보다 통밀과 같은 전곡(whole grain)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습니다. 당지수가 낮고 식이섬유·비타민 등이 풍부하여, 혈당 관리와 대사 건강에 조금 더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죠. 또한 과거 로마군의 주식이었다는 파로(엠머밀)고대곡물이 재조명받고 있는데, 밀 중에서도 아인콘(Einkorn), 스펠트(Spelt), 엠머(Emmer) 등을 총칭하여 부르는 명칭이 파로랍니다.

파로는 약 12,000년 전부터 재배된 가장 원시적인 형태의 밀로 추정되며, 우리나라에서도 최근에 관심이 높아졌어요. 구수한 맛과 쫄깃한 식감 덕분에 샐러드나 리조또, 스튜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고 하네요. 농촌진흥청에서도 “주목해야 할 10가지 고대곡물” 중 하나로 선정할 만큼, 영양 성분이 풍부하고 항산화 작용 등 여러 면에서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파로(엠머밀)는 단백질 함량도 높고, 소화가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라 당뇨병 환자나 혈당 조절이 필요한 분들이 밀가루 대체재로 고려해볼 만하다고 합니다. 저당 식품으로도 주목받는데, 탄수화물 흡수가 서서히 이루어져 혈당 스파이크(급격한 혈당 상승)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죠.

5. 밀의 영양과 건강: 아라비노자일란, 옥타코사놀 그리고 저당

자, 이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에 함유된 영양소나 기능성 성분을 살펴볼까요? 밀은 기본적으로 탄수화물과 단백질 함량이 높아, 우리 몸에 중요한 에너지원이 됩니다. 특히 통곡물 형태로 섭취하면, 식이섬유·비타민·미네랄 등이 풍부해져서 훨씬 더 건강에 유리하죠.

먼저 아라비노자일란(Arabinoxylan)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이 성분은 밀기울, 즉 껍질 부분에 많이 들어 있는데, 심장병·치매 예방 등 여러 건강상의 이점이 보고되어 있습니다. 항염 효과와 면역력 증강 작용도 있어서, 최근에 건강식품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죠. 다만 아라비노자일란은 제분 과정에서 대부분 파괴되므로, 통곡물이나 겉껍질을 최대한 살린 형태로 섭취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하네요. 즉, 통밀이나 밀쌀 형태로 먹으면 훨씬 이롭다는 얘기입니다.

 

다음으로 옥타코사놀(Octacosanol)이라는 성분이 있는데, 이는 밀 씨눈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고 합니다. 국내 식약처에서 지구력 증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원료로 인정한 바 있어서, 운동 효율 및 체력 강화 보조제 형태로도 유통된다고 해요. 또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코스테론 수치를 낮추고, 수면 교란을 완화해준다는 연구도 있어서 점점 더 많은 분들이 옥타코사놀에 관심을 갖고 계십니다.

 

이뿐만 아니라 에는 비타민 B군, 특히 티아민(B1), 리보플라빈(B2), 니아신(B3) 같은 요소가 고루 들어 있고, 항산화 물질도 풍부합니다. 정제밀보다 통밀을 섭취하는 게 건강상 이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길이라는 건 여러 차례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겠죠.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저당이라는 키워드입니다. 많은 분들이 “밀가루는 탄수화물이니 혈당이 확 올라가지 않을까?” 걱정하시는데, 통밀이나 파로처럼 섬유질이 풍부하고 소화가 천천히 진행되는 곡물은 혈당 스파이크를 완화하는 데 유리합니다. 단순히 “밀가루가 몸에 안 좋다”는 단편적 오해보다는, “어떤 형태의 밀을, 어떤 식으로 먹느냐”가 중요하다는 거죠.

밀이 우리 식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해보면, 조금 더 건강한 선택을 위해 고대곡물이나 통곡물 형태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만약 밀가루 음식을 드시고 나서 늘 속이 더부룩하거나 알레르기 반응을 느끼신다면, 글루텐 함량이 비교적 낮거나 오메가-5 글리아딘이 적은 국산 밀로 바꾸는 것도 한 번 시도해보실 만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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